상관계수가 높아도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

온라인 광고를 본 고객의 평균 구매액이 광고를 보지 않은 고객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하자. 이 결과를 확인한 마케팅 담당자는 광고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고객이 광고를 보았기 때문에 더 많이 구매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광고가 더 자주 노출된 것일까?

두 설명은 전혀 다른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 첫 번째 설명이 맞다면 광고 노출을 늘리는 것이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설명이 맞다면 광고를 본 고객의 구매액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광고효과를 주장하기 어렵다.

데이터에서는 두 변수가 함께 움직이는 현상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 하나가 다른 하나를 변화시켰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상관관계는 관찰된 자료 안에서 두 변수의 연관성을 설명한다. 인과관계는 한 변수를 실제로 변화시켰을 때 다른 변수에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를 묻는다. 두 질문은 비슷해 보이지만 필요한 자료와 분석방법이 다르다.

인과추론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관관계는 “무엇이 함께 나타났는가”를 묻고, 인과관계는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을까”를 묻는다.

상관관계는 두 변수의 연관성을 나타낸다

상관관계는 한 변수의 값이 달라질 때 다른 변수의 값도 일정한 패턴으로 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는 피어슨 상관계수다. 표본에서 계산한 피어슨 상관계수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
r
=
\frac{
\sum_{i=1}^{n}(x_i-\bar{x})(y_i-\bar{y})
}{
\sqrt{
\sum_{i=1}^{n}(x_i-\bar{x})^2
\sum_{i=1}^{n}(y_i-\bar{y})^2
}
}
\]

상관계수 \(r\)은 일반적으로 -1과 1 사이의 값을 가진다.

  • \(r\)이 1에 가까우면 두 변수가 강한 양의 선형관계를 보인다.
  • \(r\)이 -1에 가까우면 강한 음의 선형관계를 보인다.
  • \(r\)이 0에 가까우면 선형관계가 약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선형’이다. 피어슨 상관계수는 두 변수가 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움직이는 정도를 측정한다.

상관계수가 0이라고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관계를 생각해 보자.

\[
Y=X^2
\]

\(X\)가 -10에서 10까지 변하면 \(Y\)는 명백하게 \(X\)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음수와 양수가 대칭적으로 포함되면 피어슨 상관계수는 0에 가까워질 수 있다.

R에서는 다음과 같이 확인할 수 있다.

x <- -10:10
y <- x^2

cor(x, y)
plot(x, y)
R

산점도를 그려보면 두 변수 사이에 뚜렷한 곡선 관계가 존재한다. 하지만 피어슨 상관계수는 선형관계만 요약하므로 이 패턴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따라서 상관계수를 해석할 때는 숫자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산점도와 데이터 분포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상관계수는 이상값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관측값에서는 별다른 관계가 없더라도 극단적인 관측값 하나가 포함되면 상관계수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전체적으로 뚜렷한 관계가 있어도 특정 이상값 때문에 상관계수가 작아질 수 있다.

따라서 상관분석에서는 다음 사항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산점도의 형태
  • 이상값의 존재
  • 변수의 분포
  • 관계의 선형성
  • 하위집단별 차이
  • 표본크기

상관계수는 유용한 요약값이지만, 데이터의 모든 구조를 보여주는 완전한 설명은 아니다.

인과관계는 개입했을 때의 변화를 묻는다

인과관계는 단순히 두 변수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묻지 않는다. 한 변수에 개입했을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묻는다.

학생의 아침 식사 여부와 수학 성적의 관계를 예로 들어보자.

관찰자료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의 평균 수학 성적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싶은 인과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같은 학생이 아침을 먹었을 때와 먹지 않았을 때 수학 성적이 얼마나 달라지는가?

한 학생에게서 같은 날 아침을 먹은 결과와 먹지 않은 결과를 동시에 관찰할 수는 없다. 실제로 관찰되는 것은 둘 중 하나뿐이다.

잠재결과의 관점에서는 학생 \(i\)가 아침을 먹었을 때의 성적을 \(Y_i(1)\), 먹지 않았을 때의 성적을 \(Y_i(0)\)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개인 수준의 인과효과는 다음과 같다.

\[
\tau_i=Y_i(1)-Y_i(0)
\]

그러나 한 사람에게서 두 결과를 동시에 관찰할 수 없으므로 개인의 인과효과를 직접 계산할 수는 없다. 이를 인과추론의 근본 문제라고 부른다(Holland, 1986).

실제 연구에서는 개인별 효과보다는 집단의 평균적인 인과효과를 추정하는 경우가 많다.

\[
ATE
=
E[Y(1)-Y(0)]
\]

여기서 ATE는 평균처치효과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모든 학생이 아침 식사를 하는 상황과 모든 학생이 하지 않는 상황의 평균 성적 차이를 나타낸다.

Rubin(1974)과 Holland(1986)가 체계화한 잠재결과 접근법은 인과효과를 관찰된 상관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개입 상황의 결과 차이로 정의한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가 함께 증가하는 이유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의 차이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예가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다.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증가한다. 같은 시기에 물놀이를 하는 사람도 늘어나므로 익사 사고가 증가할 수 있다.

자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

\[
\text{아이스크림 판매량}
\longleftrightarrow
\text{익사 사고}
\]

그러나 실제 구조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 적절하다.

\[
\text{기온}
\longrightarrow
\text{아이스크림 판매량}
\]

\[
\text{기온}
\longrightarrow
\text{물놀이 활동과 익사 위험}
\]

기온이 두 변수에 모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 사이에 상관관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원인으로 관심을 두는 변수와 결과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제3의 변수를 교란변수라고 한다.

교란변수는 비교 대상 자체를 다르게 만든다

아침 식사를 하는 학생과 하지 않는 학생의 성적을 비교한다고 하자. 두 집단은 아침 식사 여부 외에도 여러 특성에서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요인이 아침 식사와 성적에 모두 영향을 줄 수 있다.

  • 가정의 경제적 여건
  • 부모의 교육 수준
  • 수면시간
  • 통학시간
  • 학생의 생활습관
  • 학교의 지원환경
  • 학습 동기

아침 식사 집단의 성적이 더 높더라도 그 차이가 아침 식사 때문인지, 집단 간 다른 특성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교란은 통계 프로그램의 오류가 아니라 비교 구조의 문제다. 연구자가 어떤 집단과 어떤 집단을 비교했는지가 적절하지 않으면 복잡한 모형을 사용하더라도 인과효과를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

인과 다이어그램은 이러한 가정을 명시적으로 표현하고 어떤 변수를 조정해야 하는지 검토하는 데 유용하다(Greenland et al., 1999; Pearl, 2009; Rohrer, 2018).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로 오해되는 네 가지 이유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났다고 해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교란, 역인과, 선택편향과 우연이다.

제3의 변수가 두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기온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케팅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광고를 본 고객이 광고를 보지 않은 고객보다 더 많이 구매했다고 하자.

그러나 광고 플랫폼은 모든 고객에게 무작위로 광고를 보여주지 않을 수 있다. 과거 구매이력, 검색기록, 관심상품과 웹사이트 방문빈도를 바탕으로 구매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광고를 집중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

이 경우 고객의 기존 구매성향이 광고 노출과 구매액에 모두 영향을 준다.

\[
\text{기존 구매성향}
\longrightarrow
\text{광고 노출}
\]

\[
\text{기존 구매성향}
\longrightarrow
\text{구매액}
\]

광고 노출과 구매액의 상관관계에는 광고효과뿐 아니라 고객선정 과정의 영향이 섞여 있을 수 있다.

결과가 원인처럼 보이는 역인과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변수의 방향을 반대로 해석하는 오류를 역인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울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소셜미디어 이용시간이 길다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하자. 이 결과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1. 소셜미디어 사용이 우울감을 높였다.
  2. 우울감이 높은 사람이 소셜미디어를 더 오래 사용했다.
  3. 외로움이나 사회적 고립이 두 변수에 모두 영향을 주었다.
  4. 두 방향의 영향이 동시에 존재한다.

한 시점에서 측정한 횡단면 자료만으로는 이러한 설명을 구분하기 어렵다. 시간적 선후관계는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중요하지만, 먼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인과성이 자동으로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야 한다는 조건은 필요할 수 있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특정 집단만 분석하면 존재하지 않던 관계가 생길 수 있다

연구자는 흔히 교란변수를 통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변수를 회귀모형에 넣으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변수를 통제하는 것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다.

두 변수의 공통된 결과에 해당하는 변수를 콜라이더라고 한다. 콜라이더를 조건으로 통제하거나 콜라이더에 의해 선택된 표본만 분석하면 원래 존재하지 않던 관계가 생길 수 있다(Elwert & Winship, 2014).

예를 들어 학업능력과 운동능력이 모두 장학생 선발에 영향을 준다고 하자.

\[
\text{학업능력}
\longrightarrow
\text{장학생 선발}
\longleftarrow
\text{운동능력}
\]

전체 학생에서 학업능력과 운동능력이 서로 관련이 없더라도 장학생만 분석하면 두 능력 사이에 음의 관계가 나타날 수 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려면 학업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운동능력이 매우 높아야 하고, 운동능력이 부족한 학생은 학업능력이 매우 높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병원 환자만 분석하거나, 취업자만 분석하거나, 특정 플랫폼 가입자만 분석할 때도 발생할 수 있다. 표본이 어떤 과정으로 선택되었는지는 인과해석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변수를 탐색하면 우연한 상관관계가 발견된다

실제로 관계가 없는 변수라도 충분히 많은 조합을 분석하면 일부는 높은 상관계수를 보일 수 있다.

변수가 100개라면 가능한 변수 쌍은 다음과 같다.

\[
\frac{100\times99}{2}=4,950
\]

수천 개의 상관관계를 계산하면 우연히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발견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문제는 탐색적 분석 자체가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탐색 단계에서 발견한 관계를 확정적인 이론처럼 발표해서는 안 된다.

가능하면 다음과 같은 절차가 필요하다.

  • 탐색 분석과 확인 분석의 구분
  • 사전 분석계획
  • 다중비교 보정
  • 독립된 자료를 이용한 재현
  • 이론적 근거와 연구설계의 검토

상관계수의 p값이 작다는 사실도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않는다. p값은 특정 통계모형과 귀무가설 아래에서 자료의 비호환성을 평가할 뿐, 교란이나 역인과를 제거하지 못한다.

상관관계가 강해도 인과효과가 없을 수 있다

상관관계가 매우 강하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더 확실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변수 \(X\)와 \(Y\)가 모두 시간에 따라 꾸준히 증가한다면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도 높은 상관계수가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에서 수십 년 동안 다음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고 하자.

  • 인터넷 이용률
  • 대학 진학률
  • 평균소득
  • 스마트폰 보급률
  • 의료비 지출

이 변수들은 시간이라는 공통된 추세를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 이용률이 높아졌기 때문에 모든 다른 지표가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특히 시계열 자료에서는 추세, 계절성, 자기상관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상관계수를 계산하면 허위상관이 나타날 수 있다.

인과관계가 있어도 상관계수가 작을 수 있다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실제 인과효과가 존재하더라도 단순 상관계수가 0에 가깝게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효과가 사람마다 다른 상황이다.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기초학력이 낮은 학생에게는 성적을 크게 높이지만, 기초학력이 높은 학생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학습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하자.

서로 반대 방향의 효과가 평균에서 상쇄되면 전체 자료의 상관계수는 작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집단에서는 중요한 인과효과가 존재할 수 있다.

또한 \(Y=X^2\)와 같은 비선형 관계에서도 인과적 의존성이 강하지만 선형 상관계수는 0에 가까워질 수 있다.

따라서 다음 두 문장은 모두 틀릴 수 있다.

상관계수가 높으므로 인과관계가 강하다.

상관계수가 낮으므로 인과관계가 없다.

상관계수의 크기와 인과효과의 크기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심슨의 역설은 전체와 부분의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심슨의 역설은 전체 자료에서 관찰된 관계의 방향이 하위집단별 관계와 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어떤 온라인 쇼핑몰이 기존 화면 A와 새로운 화면 B의 구매전환율을 비교했다고 하자.

기기A 화면B 화면
데스크톱12%14%
모바일3%4%

데스크톱과 모바일 모두에서 B 화면의 전환율이 높다. 그런데 B 화면 이용자 대부분이 전환율이 낮은 모바일 사용자이고, A 화면 이용자 대부분이 데스크톱 사용자라면 전체 전환율에서는 A 화면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기기 유형이 화면 노출과 구매전환율에 모두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체 자료의 단순 비교만 보면 B 화면이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기기별로 비교하면 반대 결론이 나온다.

심슨의 역설은 무조건 데이터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변수를 기준으로 나누거나 조정할지는 인과구조와 연구 질문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단순히 전체와 부분 중 어느 결과가 더 마음에 드는지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통제변수를 많이 넣는다고 인과관계가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관찰자료에서 인과효과를 추정할 때 회귀분석을 사용하고 여러 통제변수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광고효과를 분석하면서 다음과 같은 모형을 만들 수 있다.

\[
Y_i
=
\beta_0
+
\beta_1 A_i
+
\beta_2 X_{1i}
+\cdots+
\beta_k X_{ki}
+
\epsilon_i
\]

여기서 \(Y_i\)는 구매액, \(A_i\)는 광고 노출, \(X\)는 고객의 특성이다.

그러나 회귀모형에 변수들을 넣었다는 사실만으로 (\beta_1)을 광고의 인과효과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인과해석을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 중요한 교란변수가 측정되었는가?
  • 교란변수의 측정오차는 크지 않은가?
  • 모형의 함수 형태가 적절한가?
  • 광고를 볼 가능성이 있는 고객과 보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 충분히 비교 가능한가?
  • 광고 이후에 발생한 변수를 잘못 통제하지 않았는가?
  • 콜라이더를 통제하지 않았는가?
  • 표본선택 과정이 결과를 왜곡하지 않았는가?

회귀분석은 주어진 가정 아래에서 변수 간 조건부 관계를 추정하는 도구다. 회귀계수에 인과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계산 자체가 아니라 연구설계와 인과 가정이다.

Shmueli(2010)는 결과를 잘 예측하는 모형과 원인을 설명하는 모형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측 정확도가 높은 모형이라고 해서 변수의 인과효과까지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매개변수를 통제하면 총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

운동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고 하자.

운동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에너지 소비는 체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
\text{운동}
\longrightarrow
\text{에너지 소비}
\longrightarrow
\text{체중}
\]

에너지 소비는 운동효과가 전달되는 경로에 있는 매개변수다.

운동이 체중에 미치는 전체 효과를 알고 싶은데 에너지 소비를 통제하면 운동효과의 일부를 인위적으로 제거하게 된다. 이때 추정되는 효과는 총효과가 아니라 특정 경로를 제외한 직접효과에 가까워진다.

통제변수 선택은 자동화된 절차로 결정하기보다 어떤 인과효과를 추정하려는지 먼저 명확히 한 뒤 결정해야 한다(Westreich & Greenland, 2013).

인과를 알고 싶다면 연구설계가 달라져야 한다

인과추론은 특정 통계기법 하나의 이름이 아니다. 연구 질문, 비교 대상, 자료수집 과정과 가정을 연결하는 전체적인 설계의 문제다.

무작위 실험은 비교 가능한 집단을 만든다

무작위 실험에서는 연구 대상자를 처치집단과 통제집단에 무작위로 배정한다.

무작위 배정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표본이 충분히 크다면 처치 이전의 특성들이 두 집단에 평균적으로 비슷하게 분포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결과 차이를 처치의 효과로 해석할 근거가 강해진다.

온라인 마케팅에서는 A/B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방문자를 무작위로 두 집단에 배정하고 한 집단에는 기존 광고를, 다른 집단에는 새로운 광고를 보여준다. 이후 구매전환율을 비교하면 기존 구매성향에 따른 광고노출 편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무작위 실험도 자동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 실험 도중 집단 간 노출이 섞일 수 있다.
  • 일부 대상자가 실험에서 이탈할 수 있다.
  • 처치를 배정받고도 실제로 따르지 않을 수 있다.
  • 측정방식이 집단마다 다를 수 있다.
  • 실험 참가자가 목표 모집단을 대표하지 않을 수 있다.
  • 한 사람에 대한 처치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작위 배정은 중요한 도구지만, 실행과 측정이 부실하면 인과해석이 약해질 수 있다.

자연실험과 준실험은 외부에서 생긴 변화를 활용한다

윤리적이거나 현실적인 이유로 무작위 실험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연구자는 정책 변경, 제도적 기준이나 외부 충격에서 발생한 준무작위적인 변화를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방법핵심 아이디어중요한 가정
차이의 차이정책 전후의 변화량을 처리집단과 비교집단에서 비교정책이 없었더라면 두 집단의 추세가 평행했을 것
회귀불연속기준점 바로 위와 아래의 대상을 비교기준점 주변에서 다른 조건이 연속적일 것
도구변수처치에는 영향을 주지만 결과에는 다른 경로로 영향을 주지 않는 변수를 이용도구의 관련성, 배제제약 등
중단시계열개입 전후의 수준과 추세 변화를 분석같은 시점의 다른 충격이 결과를 설명하지 않을 것
자연실험외부 사건으로 발생한 배정 차이를 활용배정 과정이 결과와 관련된 요인에서 충분히 외생적일 것

이러한 방법은 단순 회귀분석보다 강한 인과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지만, 각 방법의 핵심 가정이 만족되어야 한다. 방법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인과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관찰자료 분석에서는 가정을 명시해야 한다

관찰자료에서도 인과효과를 추정할 수 있다. 다만 처치와 통제집단의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정이 필요하다.

활용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회귀조정
  • 층화
  • 매칭
  • 성향점수
  • 역확률가중
  • 표준화와 g-계산
  • 이중강건 추정
  • 민감도 분석

Rosenbaum과 Rubin(1983)이 제안한 성향점수는 관찰된 공변량을 기준으로 처치를 받을 확률을 요약한다. 그러나 성향점수 분석도 측정되지 않은 교란변수를 자동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관찰자료를 이용한 인과추론에서는 “어떤 분석법을 사용했는가”뿐 아니라 “어떤 가정 아래에서 효과를 식별했는가”를 함께 설명해야 한다(Hernán & Robins, 2020).

인과관계를 증명한다는 표현은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연구 결과를 설명하면서 “A가 B의 원인임을 증명했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과학적 연구에서 인과관계는 수학 정리처럼 절대적으로 증명되는 경우가 드물다.

연구자는 특정한 설계와 가정 아래에서 인과효과를 식별하고 추정한다. 이후 여러 연구설계, 모집단과 측정방식에서 결과가 반복되는지를 검토한다.

Hill(1965)은 연관성의 강도, 일관성, 시간성, 생물학적 개연성과 실험적 근거 등을 인과판단에서 고려할 관점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이를 기계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체크리스트나 인과관계의 증명 규칙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현대 인과추론에서는 다음 질문을 더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원인으로 간주하는 처치는 무엇인가?
  • 비교할 대안적 처치는 무엇인가?
  • 결과는 언제 측정하는가?
  • 관심 모집단은 누구인가?
  • 어떤 인과효과를 추정하는가?
  • 그 효과를 식별하기 위해 어떤 가정이 필요한가?
  • 가정이 위배되면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가?

Hernán(2018)은 관찰연구에서 인과적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단순히 ‘연관성’이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것은 인과적 질문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개입, 비교조건과 가정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R로 교란변수가 만드는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기온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에 모두 영향을 주는 가상의 자료를 만들어보자.

set.seed(2026)

n <- 120

weather_data <- data.frame(
  temperature = runif(n, min = 15, max = 35)
)

weather_data$icecream_sales <-
  50 +
  8 * weather_data$temperature +
  rnorm(n, mean = 0, sd = 20)

weather_data$water_accidents <-
  0.3 * weather_data$temperature +
  rnorm(n, mean = 0, sd = 1.5)
R

먼저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의 상관계수를 계산한다.

cor(
  weather_data$icecream_sales,
  weather_data$water_accidents
)
R

기온이 높을수록 두 변수가 모두 증가하도록 자료를 생성했기 때문에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산점도도 확인할 수 있다.

plot(
  weather_data$icecream_sales,
  weather_data$water_accidents,
  xlab = "아이스크림 판매량",
  ylab = "물놀이 사고",
  main =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
)

abline(
  lm(
    water_accidents ~ icecream_sales,
    data = weather_data
  )
)
R

기온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회귀모형은 다음과 같다.

model_1 <- lm(
  water_accidents ~ icecream_sales,
  data = weather_data
)

summary(model_1)
R

이 모형에서 아이스크림 판매량의 회귀계수가 양수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아이스크림이 물놀이 사고를 일으키는 인과효과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온을 함께 포함한 모형을 계산해보자.

model_2 <- lm(
  water_accidents ~ icecream_sales + temperature,
  data = weather_data
)

summary(model_2)
R

기온을 포함하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사고의 관계가 크게 약해질 수 있다. 두 변수의 단순 상관관계가 공통원인인 기온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례를 “관련된 제3의 변수를 회귀분석에 넣으면 언제나 인과효과를 구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기온이 교란변수라는 사실은 자료만으로 자동으로 확인한 것이 아니라 문제에 대한 배경지식과 인과구조를 바탕으로 설정한 것이다. 실제 연구에서는 측정되지 않은 교란, 측정오차, 비선형성과 표본선택 등의 문제가 추가로 존재할 수 있다.

부분상관계수도 인과효과와 같지는 않다

기온의 선형효과를 제거한 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사고의 부분상관을 계산할 수도 있다.

icecream_residual <- resid(
  lm(icecream_sales ~ temperature, data = weather_data)
)

accident_residual <- resid(
  lm(water_accidents ~ temperature, data = weather_data)
)

cor(icecream_residual, accident_residual)
R

부분상관계수는 특정 변수를 통제한 조건부 선형관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인과효과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통제변수가 적절한 교란변수인지, 중요한 변수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콜라이더나 매개변수를 잘못 통제하지 않았는지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마케팅 데이터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인과 오류

마케팅 분석에서는 관찰된 고객 행동을 곧바로 캠페인의 효과로 해석하는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광고를 본 고객의 구매액이 높았다

가능한 설명은 여러 가지다.

  • 광고가 구매를 증가시켰다.
  • 구매의도가 높은 고객에게 광고가 더 많이 노출되었다.
  • 기존 우수고객이 플랫폼을 자주 사용해 광고를 더 많이 보았다.
  • 할인기간에 광고 노출과 구매가 동시에 증가했다.
  • 광고를 클릭한 고객만 분석하면서 선택편향이 생겼다.

이 자료만으로 광고의 인과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 가능하면 광고노출을 무작위로 배정한 실험이 필요하다.

멤버십 회원의 구매액이 더 높았다

멤버십 가입이 구매를 증가시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래 구매빈도가 높은 고객이 멤버십에 더 많이 가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회원과 비회원의 평균을 비교하면 자기선택 편향이 발생할 수 있다.

쿠폰을 받은 고객의 재구매율이 낮았다

기업이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쿠폰을 집중적으로 보냈다면 쿠폰 수신자 집단의 재구매율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이 결과를 보고 “쿠폰이 재구매를 감소시켰다”고 결론 내리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쿠폰이 없었다면 해당 고객의 재구매율이 더 낮았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인과효과는 쿠폰을 받은 고객과 받지 않은 고객의 단순 차이가 아니라, 같은 유형의 고객이 쿠폰을 받았을 때와 받지 않았을 때의 결과 차이를 의미한다.

언론 기사에서 인과표현을 읽는 방법

기사 제목에는 연구설계보다 강한 인과표현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커피를 마시면 수명이 늘어난다.

스마트폰 사용이 청소년의 우울증을 유발한다.

운동이 암을 예방한다.

이런 문장을 보았다면 먼저 원래 연구가 어떤 설계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관찰연구인지 실험연구인지 확인한다

관찰연구는 실제 생활에서 나타난 노출과 결과를 분석한다. 현실적이고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교란과 역인과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작위 실험은 인과효과를 추정하는 데 강한 설계지만, 연구대상과 환경이 제한되면 실제 사회에 그대로 일반화하기 어려울 수 있다.

효과의 크기와 불확실성을 확인한다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표현만으로 효과가 실질적으로 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효과의 크기, 신뢰구간과 절대적인 위험 차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연구자가 실제로 사용한 표현을 확인한다

학술논문에서는 “관련이 있었다”라고 표현했지만 기사 제목에서는 “원인이 되었다”라고 바뀌는 경우가 있다. 초록이나 보도자료만이 아니라 연구방법과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대안 설명이 충분히 검토되었는지 확인한다

교란변수, 역인과, 선택편향, 측정오차와 표본의 대표성이 어떻게 다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하는 실무 체크리스트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면 인과적 문장을 작성하기 전에 다음 질문을 검토하는 것이 좋다.

  1. 두 변수 중 어떤 것을 원인으로 가정하는가?
  2. 원인변수를 실제로 변화시키는 개입은 명확하게 정의되는가?
  3. 결과변수는 개입 이후에 측정되었는가?
  4. 두 변수에 모두 영향을 주는 공통원인은 없는가?
  5. 결과가 원인변수에 영향을 주는 역인과 가능성은 없는가?
  6. 분석대상이 특정 조건으로 선택되면서 선택편향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7. 매개변수나 콜라이더를 잘못 통제하지 않았는가?
  8. 비교집단은 처치집단과 충분히 비교 가능한가?
  9. 인과효과를 식별하는 핵심 가정은 무엇인가?
  10. 다른 자료와 연구설계에서도 결과가 반복되는가?
  11. 민감도 분석에서 결론이 유지되는가?
  12. 분석 결과가 단순한 예측관계인지 인과효과인지 구분해 표현했는가?

이 질문에 모두 답했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절대적으로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부분이 자료에서 확인되었고 어떤 부분이 가정에 의존하는지를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은 좋은 출발점일 뿐이다

상관관계는 쓸모없는 개념이 아니다. 상관관계는 새로운 가설을 발견하고, 변수의 패턴을 탐색하며, 예측모형을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하다.

문제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인과관계를 확정하는 데 있다.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익사 사고가 함께 증가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이 사고를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다. 광고를 본 고객의 구매액이 높더라도 광고가 구매를 증가시켰다고 바로 결론 내릴 수 없다. 운동하는 사람의 건강이 더 좋더라도 운동 이외의 생활습관과 선택요인이 결과에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

비전공자는 다음 두 문장을 기억하면 된다.

상관관계는 두 변수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인과관계는 한 변수를 바꾸었을 때 다른 변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설명한다.

따라서 높은 상관계수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인과관계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다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관계를 만들어낸 다른 설명은 없는가?

통계적으로 성숙한 해석은 숫자를 강하게 말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자료가 말해주는 범위와 연구설계가 허용하는 결론의 범위를 정확히 구분하는 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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