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설문자료에 다음과 같은 숫자가 입력되어 있다고 하자.
- 카드 결제는 1
- 현금 결제는 2
- 계좌이체는 3
어느 매장의 평균 결제수단 코드가 1.8로 계산되었다면 이 숫자는 무엇을 의미할까?
카드와 현금의 중간쯤 되는 결제수단을 고객들이 주로 사용했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여기서 1, 2, 3은 계산을 위한 수량이 아니라 결제수단을 구분하기 위해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카드에 3을 붙이고 계좌이체에 1을 붙였어도 원래 정보는 달라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고객 만족도를 살펴보자.
- 매우 불만족은 1
- 불만족은 2
- 보통은 3
- 만족은 4
- 매우 만족은 5
이 숫자에는 앞의 결제수단 코드와 달리 분명한 순서가 있다. 5점은 4점보다 긍정적이다. 그러나 1점과 2점 사이의 심리적 차이가 4점과 5점 사이의 차이와 정확히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섭씨온도 10도와 20도에도 숫자가 사용된다. 두 온도의 차이는 10도지만, 20도가 10도보다 두 배 따뜻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섭씨 0도는 온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길이 10cm와 20cm에서는 20cm가 10cm의 두 배라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숫자라도 그 숫자가 나타내는 정보의 성격은 서로 다르다. 통계학에서 이러한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 측정척도다.
측정척도는 숫자가 허용하는 해석의 범위다
측정척도란 관찰한 대상의 속성을 숫자나 범주로 표현할 때, 그 값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보존되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Stevens(1946)는 측정척도를 다음 네 가지로 분류했다.
- 명목척도
- 서열척도
- 등간척도
- 비율척도
이 구분은 통계학과 사회과학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낮은 척도에서 높은 척도로 올라가는 품질의 서열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혈액형은 명목척도지만 부정확한 정보가 아니다. 고객등급은 서열척도지만 키보다 열등한 데이터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연구자가 알고 싶은 질문에 맞는 정보를 측정했는가이다.
척도는 데이터가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하는 등급표가 아니다. 어떤 비교와 계산이 의미 있는지를 알려주는 해석의 규칙에 가깝다.
명목척도는 서로 다르다는 정보만 가진다
명목척도는 관측대상을 서로 다른 범주로 구분한다. 범주 사이에 순서나 거리의 의미는 없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혈액형
- 거주지역
- 결제수단
- 제품유형
- 전공
- 통신사
- 브라우저 종류
- 고객 식별번호
고객 식별번호가 1001과 1002라고 해서 1002번 고객이 1001번 고객보다 더 많거나 더 높은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숫자는 단지 고객을 구분하기 위한 이름이다.
지역을 서울 1, 부산 2, 광주 3으로 입력했다고 해도 부산이 서울보다 두 배이거나 광주가 부산보다 한 단계 높다는 의미는 없다.
명목척도에서는 숫자를 바꾸어도 정보가 유지된다
결제수단을 다음과 같이 코딩했다고 하자.
| 결제수단 | 첫 번째 코딩 | 두 번째 코딩 |
|---|---|---|
| 카드 | 1 | 3 |
| 현금 | 2 | 1 |
| 계좌이체 | 3 | 2 |
코드는 달라졌지만 어떤 고객이 어떤 결제수단을 사용했는지는 변하지 않는다. 명목척도에서는 범주를 일대일로 다르게 이름 붙이는 것이 허용된다.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원래 값 (x)에 일대일 대응 함수 (f)를 적용한 다음과 같은 변환이 가능하다.
\[
y=f(x)
\]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범주가 변환 후에도 서로 다르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명목척도에는 평균보다 빈도와 비율이 적절하다
결제수단에 1, 2, 3을 붙여 평균을 계산하면 코딩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따라서 범주 코드의 평균은 일반적으로 의미가 없다.
명목자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약이 유용하다.
- 범주별 빈도
- 범주별 비율
- 최빈값
- 교차표
- 조건부 비율
분석방법으로는 연구목적과 설계에 따라 카이제곱검정, 피셔의 정확검정, 이항 로지스틱 회귀 또는 다항 로지스틱 회귀 등을 사용할 수 있다.
0과 1로 코딩한 명목자료에는 예외가 있다
구매 여부를 다음과 같이 나타냈다고 하자.
\[
X=
\begin{cases}
1, & \text{구매함}\\
0, & \text{구매하지 않음}
\end{cases}
\]
이때 \(X\)의 평균은 구매자의 비율과 같다.
응답자 100명 중 30명이 구매했다면 다음과 같다.
\[
\bar{X}
=
\frac{30\times1+70\times0}{100}
=
0.30
\]
구매 여부 자체는 명목자료지만, 특정 범주에 속하는지를 나타내는 지시변수로 변환하면 평균을 비율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명목척도에서는 평균을 절대로 계산할 수 없다”는 설명도 지나치게 단순하다. 임의로 붙인 범주 코드의 평균은 의미가 없지만, 명확한 의미를 가진 0과 1의 지시변수 평균은 비율이라는 유용한 해석을 가진다.
서열척도는 순서는 있지만 간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서열척도는 범주 사이에 순서가 존재한다. 그러나 인접한 범주 사이의 거리가 같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경기 순위
- 신용등급
- 교육 수준
- 통증 정도
- 고객 만족도
- 제품 선호도
- 위험등급
- 음식의 맵기 단계
마라톤에서 1등은 2등보다 앞서고, 2등은 3등보다 앞선다. 그러나 1등과 2등의 시간 차이가 2등과 3등의 시간 차이와 같다는 뜻은 아니다.
고객 만족도가 ‘매우 불만족, 불만족, 보통, 만족, 매우 만족’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범주의 순서는 분명하다. 하지만 ‘불만족’에서 ‘보통’으로 이동하는 심리적 변화와 ‘만족’에서 ‘매우 만족’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서열척도에서는 순서를 보존하는 변환이 가능하다
만족도 범주를 1, 2, 3, 4, 5로 코딩했다고 하자.
이를 1, 10, 20, 50, 100으로 바꾸어도 순서는 그대로 유지된다.
\[
1<2<3<4<5
\]
\[
1<10<20<50<100
\]
두 코딩은 범주 간 순서를 동일하게 표현한다. 그러나 평균과 표준편차는 크게 달라진다.
서열척도에서 허용되는 변환은 순서를 보존하는 단조증가변환이다.
\[
y=f(x), \qquad x_1<x_2 \Rightarrow f(x_1)<f(x_2)
\]
순서는 중요하지만 간격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다.
서열자료에는 중앙값과 누적비율이 유용하다
서열자료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약이 자연스럽다.
- 범주별 빈도와 비율
- 누적비율
- 중앙범주
- 백분위수
- 사분위범위
분석방법으로는 스피어만 순위상관계수, 윌콕슨 순위합검정, 크러스컬–월리스 검정과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순위기반 검정을 단순히 “중앙값 검정”이라고 해석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윌콕슨 순위합검정은 일반적으로 두 집단의 분포적 위치를 비교하며, 두 분포의 형태가 같다는 추가 조건에서 중앙값 차이와 연결된다.
척도만 확인해서 분석법을 자동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커트 문항의 평균은 계산하면 안 되는가
서열척도를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논쟁이 리커트형 문항의 평균이다.
다음과 같은 단일 문항을 생각해 보자.
이 강의에 만족한다.
-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
- 보통이다
- 그렇다
- 매우 그렇다
각 응답에 1점부터 5점까지 부여하더라도 단일 문항은 기본적으로 순서가 있는 범주형 자료다. 응답 간 심리적 간격이 동일하다는 것이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는다.
Jamieson(2004)은 리커트형 자료를 등간척도처럼 무비판적으로 처리하는 관행에 주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평균을 사용하면 언제나 잘못이라는 결론도 지나치게 강하다. 실제 연구에서는 여러 문항을 동일한 개념의 지표로 구성한 뒤 합산하거나 평균을 계산한다. 다문항 합산점수는 단일 문항보다 더 많은 수준의 값을 가지며, 일정한 조건에서는 근사적인 연속변수로 분석되기도 한다.
Norman(2010)은 등분산성과 정규성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리커트 자료에서도 t검정이나 분산분석 같은 모수적 방법이 상당한 강건성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arifio와 Perla(2008)도 단일 리커트 문항과 여러 문항으로 구성된 리커트 척도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는 편이 타당하다.
단일 리커트 문항을 분석할 때
범주별 빈도와 비율을 우선 제시하는 것이 좋다. 중앙범주와 사분위범위도 사용할 수 있으며, 분석목적에 따라 순서형 회귀모형을 고려할 수 있다.
평균을 제시한다면 응답분포를 함께 보여주고, 점수 간 간격이 같다는 근사적 가정을 사용했음을 밝혀야 한다.
여러 문항의 합산점수를 분석할 때
문항들이 같은 개념을 측정하는지, 문항 방향이 일치하는지, 신뢰도와 측정모형이 적절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문항을 여러 개 합쳤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등간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척도 개발과 타당화가 적절히 이루어졌고 점수분포와 표본크기가 분석에 적합하다면 평균, 표준편차와 선형모형을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Sullivan & Artino, 2013; Harpe, 2015).
결국 “리커트 자료에는 무조건 평균을 쓰면 안 된다”와 “5점 척도는 숫자이므로 아무 분석이나 해도 된다”는 주장 모두 지나치게 단순하다.
등간척도는 차이는 의미 있지만 비율은 의미가 없다
등간척도는 값의 순서뿐 아니라 값 사이의 간격도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0이 측정대상의 완전한 부재를 뜻하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예는 섭씨온도와 화씨온도다.
섭씨 10도와 20도의 차이는 10도이고, 섭씨 20도와 30도의 차이도 10도다. 같은 크기의 온도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섭씨 20도가 10도의 두 배라고 말할 수는 없다.
섭씨온도를 화씨온도로 변환하면 다음과 같다.
\[
F=32+1.8C
\]
섭씨 10도는 화씨 50도이고, 섭씨 20도는 화씨 68도다.
섭씨로 계산한 비율은 다음과 같다.
\[
\frac{20}{10}=2
\]
화씨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
\frac{68}{50}=1.36
\]
같은 두 온도인데 단위를 바꾸자 비율이 달라졌다. 따라서 “두 배 따뜻하다”는 표현은 섭씨온도와 화씨온도에서 의미가 유지되지 않는다.
반면 차이는 단위변환에 맞게 일정하게 변한다.
\[
20-10=10^\circ C
\]
\[
68-50=18^\circ F
\]
섭씨 10도의 차이는 화씨 18도의 차이에 정확히 대응한다.
등간척도에서는 원점 이동이 허용된다
등간척도는 다음과 같은 선형변환을 허용한다.
\[
y=a+bx, \qquad b>0
\]
여기서 (a)는 원점의 이동이고 (b)는 단위의 변경이다.
섭씨를 화씨로 바꿀 때 32를 더하는 것은 원점을 이동하는 것이고, 1.8을 곱하는 것은 측정단위를 바꾸는 것이다.
이러한 변환에서도 값의 순서와 간격에 대한 정보는 유지된다. 그러나 비율은 유지되지 않는다.
등간척도의 다른 예
등간척도로 자주 제시되는 변수에는 다음이 있다.
- 섭씨와 화씨온도
- 달력의 연도
- 일부 표준화 점수
2020년과 2030년의 차이는 10년이고, 2030년과 2040년의 차이도 10년이다. 그러나 2000년이 1000년의 두 배라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연도의 0은 시간 자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달력에서 정한 기준점이기 때문이다.
일부 심리검사 점수도 실무에서 등간척도로 취급되지만, 실제로 간격이 동일한지는 측정모형과 척도 구성에 따라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비율척도는 의미 있는 0을 가진다
비율척도는 순서와 간격뿐 아니라 값 사이의 비율도 의미를 가진다.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 길이
- 질량
- 소요시간
- 이동거리
- 사건 발생 건수
- 판매수량
- 절대온도
- 연령을 출생 이후의 경과시간으로 측정한 값
길이가 10cm와 20cm라면 20cm는 10cm의 두 배다. 단위를 미터나 밀리미터로 바꾸어도 비율은 변하지 않는다.
\[
\frac{20\text{ cm}}{10\text{ cm}}=2
\]
\[
\frac{200\text{ mm}}{100\text{ mm}}=2
\]
길이 0은 길이가 없음을 의미하므로 0도 단순한 기준점이 아니라 측정속성의 부재를 나타낸다.
비율척도에서는 비율을 보존하는 변환이 가능하다
비율척도는 다음과 같은 변환을 허용한다.
\[
y=bx, \qquad b>0
\]
길이를 미터에서 센티미터로 바꾸려면 100을 곱한다. 원점은 바뀌지 않고 단위만 달라진다.
이 변환에서는 다음 정보가 유지된다.
- 값의 순서
- 값 사이의 차이
- 값 사이의 비율
이 때문에 비율척도에서는 “두 배”, “절반”, “30% 증가”와 같은 표현이 의미를 가진다.
관측된 최솟값이 0이라고 비율척도는 아니다
비율척도의 0은 자료에서 우연히 관찰된 최솟값이 아니다. 측정개념상 해당 속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해야 한다.
시험에서 0점을 받았다고 해서 지식이나 능력이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문항을 하나도 맞히지 못했다는 뜻일 뿐이다. 시험 점수를 단순히 비율척도로 간주해 80점 학생이 40점 학생보다 능력이 두 배라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고객 만족도 0점도 만족이라는 심리적 속성이 완전히 없다는 뜻인지 명확하지 않다.
숫자 0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과 의미 있는 절대영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르다.
네 가지 척도를 한눈에 비교하기
| 척도 | 보존되는 정보 | 대표적인 예 | 의미 있는 비교 |
|---|---|---|---|
| 명목 | 동일함과 다름 | 혈액형, 지역, 결제수단 | 같다, 다르다 |
| 서열 | 동일함, 다름, 순서 | 만족도, 순위, 등급 | 높다, 낮다, 앞선다 |
| 등간 | 동일함, 순서, 간격 | 섭씨온도, 달력 연도 | 차이가 얼마다 |
| 비율 | 동일함, 순서, 간격, 비율 | 길이, 질량, 시간, 건수 | 몇 배다, 몇 퍼센트다 |
허용되는 변환을 함께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척도 | 허용되는 대표적 변환 |
|---|---|
| 명목 | 범주를 서로 다르게 다시 이름 붙이기 |
| 서열 | 순서를 보존하는 단조증가변환 |
| 등간 | (y=a+bx,;b>0) |
| 비율 | (y=bx,;b>0) |
Stevens(1946)의 분류에서 핵심은 특정 통계량을 기계적으로 금지하는 것보다, 값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도 분석결과의 의미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변수의 척도는 숫자의 모양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통계 프로그램에서 변수가 숫자형으로 저장되어 있다고 해서 등간척도나 비율척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편번호 06236은 숫자로 저장할 수 있지만 명목척도다. 고객등급 1, 2, 3은 숫자지만 서열척도다. 섭씨온도는 연속적인 숫자지만 등간척도다. 구매건수는 정수이면서 비율척도다.
데이터의 저장형식과 측정척도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 문자형이라고 반드시 명목척도인 것은 아니다.
- 숫자형이라고 반드시 연속변수인 것은 아니다.
- 정수라고 반드시 서열척도인 것도 아니다.
- 소수점이 있다고 반드시 비율척도인 것도 아니다.
척도를 판단하려면 숫자의 모양이 아니라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같은 개념도 측정방식에 따라 척도가 달라진다
시간을 예로 들어보자.
- 달력의 연도는 등간척도로 볼 수 있다.
- 사건 이후 경과시간은 비율척도로 볼 수 있다.
- 시계의 시각은 24시간 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순환자료다.
- 경기 순위는 서열척도다.
온도도 마찬가지다.
- 섭씨와 화씨온도는 등간척도다.
- 켈빈으로 측정한 열역학적 온도는 비율척도로 다룰 수 있다.
- ‘춥다, 보통, 덥다’는 서열척도다.
같은 대상에 관한 정보라도 측정방법에 따라 척도가 달라질 수 있다. 변수 이름만 보고 척도를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비율척도라고 모든 통계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설명에서는 비율척도를 가장 높은 수준의 척도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비율척도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통계분석이 적절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구매건수는 의미 있는 0을 가지므로 비율척도다. 그러나 구매건수는 0 이상의 정수이며, 오른쪽으로 치우치고 0이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자료에 정규분포를 전제로 한 선형회귀를 무조건 적용하면 모형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포아송 회귀, 음이항 회귀 또는 영과잉 모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소요시간도 비율척도지만 극단적으로 긴 관측값이 존재하면 평균과 표준편차보다 중앙값과 사분위범위가 더 유용할 수 있다.
반대로 섭씨온도는 등간척도지만 분포와 연구설계가 적절하다면 평균, 표준편차, t검정과 회귀분석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통계기법은 척도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다음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연구 질문
- 표본추출 방식
- 독립성
- 변수의 분포
- 이상값
- 표본크기
- 반복측정 또는 군집구조
- 선형성과 등분산성
- 모형의 목적
- 추정하려는 효과
Velleman과 Wilkinson(1993)은 명목·서열·등간·비율의 네 단계만으로 통계기법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식이 실제 데이터 분석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Hand(1996) 역시 측정과 통계모형의 관계가 단순한 척도 분류보다 복잡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척도는 분석의 출발점이지만 최종 결정표는 아니다.
척도별로 고려할 수 있는 분석방법
다음 표는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라 분석을 시작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준이다.
| 척도 | 대표 요약 | 고려할 수 있는 분석 |
|---|---|---|
| 명목 | 빈도, 비율, 최빈값 | 카이제곱검정, 피셔검정, 로지스틱 회귀 |
| 서열 | 빈도, 누적비율, 중앙범주, 사분위범위 | 순위검정, 순위상관,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 |
| 등간 | 평균, 표준편차, 차이 | t검정, 분산분석, 상관분석, 선형회귀 |
| 비율 | 평균, 중앙값, 표준편차, 비율, 변동계수 | 선형모형, 로그모형, 건수모형, 생존분석 등 |
여기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카이제곱검정은 명목척도라고 해서 항상 적절한 것이 아니다. 기대빈도가 지나치게 작으면 피셔의 정확검정이나 다른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순서형 자료라고 해서 모든 상황에 순위검정이 최선인 것도 아니다. 공변량을 조정하거나 범주별 확률을 모형화하려면 순서형 로지스틱 회귀가 더 적합할 수 있다(Agresti, 2010; Bürkner & Vuorre, 2019).
비율척도라고 해서 평균이 언제나 좋은 대표값도 아니다. 소득이나 대기시간처럼 심하게 치우친 자료에서는 중앙값, 분위수 또는 로그변환을 고려해야 한다.
R에서 척도를 올바르게 지정하기
R에서는 변수를 어떻게 저장하느냐가 분석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다음과 같은 설문자료를 생각해 보자.
survey <- data.frame(
region = factor(
c("서울", "부산", "서울", "광주", "부산")
),
satisfaction = ordered(
c("만족", "보통", "매우 만족", "불만족", "만족"),
levels = c(
"매우 불만족",
"불만족",
"보통",
"만족",
"매우 만족"
)
),
temperature_c = c(18.5, 20.1, 19.7, 21.3, 17.9),
purchase_count = c(2, 0, 4, 1, 3)
)
str(survey)R변수의 척도는 다음처럼 해석할 수 있다.
region: 명목척도satisfaction: 서열척도temperature_c: 등간척도purchase_count: 비율척도
R의 자료형이 척도의 의미를 완전히 보장하지는 않지만, factor와 ordered factor를 구분하면 잘못된 계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명목척도 코드의 평균이 달라지는 과정
다음 결제수단 자료를 살펴보자.
payment <- c(
"카드",
"현금",
"카드",
"계좌이체",
"카드"
)
payment_code_1 <- factor(
payment,
levels = c("계좌이체", "카드", "현금")
)
mean(as.numeric(payment_code_1))R결과는 다음과 같다.
[1] 2R같은 자료에서 범주 순서만 바꾸어보자.
payment_code_2 <- factor(
payment,
levels = c("카드", "현금", "계좌이체")
)
mean(as.numeric(payment_code_2))R결과는 다음과 같다.
[1] 1.6R실제 고객의 결제수단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코딩방법만 바꾸었더니 평균이 2에서 1.6으로 달라졌다.
이것이 명목척도 코드의 평균이 의미 없는 이유다.
대신 빈도와 비율을 계산해야 한다.
table(payment)
prop.table(table(payment))R카드 사용자의 비율만 알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지시변수를 사용할 수 있다.
mean(payment == "카드")R결과는 0.6이다. 전체 고객의 60%가 카드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서열척도는 순서를 명시해야 한다
고객 만족도는 단순한 문자형 변수로 저장하면 R이 범주의 순서를 알 수 없다.
satisfaction <- ordered(
c(
"만족",
"보통",
"매우 만족",
"불만족",
"만족",
"만족",
"보통",
"매우 만족",
"만족"
),
levels = c(
"매우 불만족",
"불만족",
"보통",
"만족",
"매우 만족"
)
)R범주별 빈도와 누적비율은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satisfaction_table <- table(satisfaction)
satisfaction_table
cumsum(prop.table(satisfaction_table))R중앙범주는 누적비율이 처음으로 0.5 이상이 되는 범주다.
cumulative_proportion <-
cumsum(prop.table(satisfaction_table))
median_category <-
names(cumulative_proportion)[
which(cumulative_proportion >= 0.5)[1]
]
median_categoryR이 자료의 중앙범주는 ‘만족’이다.
다음처럼 숫자점수로 변환해 평균을 계산할 수도 있다.
mean(as.integer(satisfaction))R그러나 이 값은 1점과 2점의 차이가 4점과 5점의 차이와 같다는 가정을 포함한다. 따라서 단일 문항에서는 평균 하나만 제시하기보다 범주별 분포를 함께 보여주는 것이 좋다.
섭씨온도에서 비율이 유지되지 않는지 확인하기
celsius <- c(10, 20)
fahrenheit <- 32 + 1.8 * celsius
difference_c <- diff(celsius)
difference_f <- diff(fahrenheit)
ratio_c <- celsius[2] / celsius[1]
ratio_f <- fahrenheit[2] / fahrenheit[1]
difference_c
difference_f
ratio_c
ratio_fR[1] 10
[1] 18
[1] 2
[1] 1.36R결과는 다음과 같다.
온도 차이는 단위변환에 맞게 일정하게 대응하지만 비율은 달라진다. 등간척도에서 차이는 의미가 있지만 비율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비율척도에서는 단위가 달라도 비율이 유지된다
meter <- c(1, 2)
centimeter <- meter * 100
meter[2] / meter[1]
centimeter[2] / centimeter[1]R두 결과 모두 2다.
[1] 2
[1] 2R길이의 단위를 미터에서 센티미터로 바꾸어도 두 값의 비율은 유지된다.
척도를 구분할 때 자주 발생하는 오류
숫자로 저장되었으므로 평균을 계산한다
제품코드, 우편번호, 학생번호와 지역코드는 숫자처럼 보여도 명목척도다. 숫자형 저장 여부가 아니라 숫자의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비율척도를 가장 좋은 데이터라고 생각한다
척도의 종류는 데이터 품질의 순위가 아니다. 연구 질문에 적합하게 측정된 명목자료가 부정확하게 측정된 비율자료보다 훨씬 유용할 수 있다.
0이 있으므로 비율척도라고 판단한다
시험 0점, 만족도 0점과 달력의 기준연도는 측정속성의 완전한 부재를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 절대영점의 의미를 확인해야 한다.
서열척도에는 평균을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단일 문항과 다문항 합산척도를 구분해야 한다. 평균 사용의 적절성은 척도의 구성, 분포, 표본크기, 분석목적과 강건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비율척도에는 모든 분석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척도는 의미 있는 연산의 범위를 설명할 뿐 분포, 독립성, 선형성과 표본설계의 가정을 해결하지 않는다.
순위 숫자의 차이를 실제 차이로 해석한다
1등과 2등의 차이가 2등과 3등의 차이와 같다고 볼 수 없다. 순위는 위치를 보여줄 뿐 실제 기록의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다.
척도 이름만 보고 통계방법을 자동으로 선택한다
같은 비율척도라도 길이, 건수와 소요시간은 분포와 자료구조가 다르다. 척도 이외의 통계적 조건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설문과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할 때 확인할 사항
분석 단계에서 척도를 고민하기보다 자료를 수집하기 전에 측정방식을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음 질문을 미리 검토하면 잘못된 분석을 줄일 수 있다.
- 측정하려는 개념은 정확히 무엇인가?
- 값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순서가 존재하는가?
- 인접한 값 사이의 차이를 동일하게 해석할 수 있는가?
- 0은 측정속성의 부재를 의미하는가?
- 두 값의 비율을 ‘몇 배’라고 해석할 수 있는가?
- 숫자가 실제 수량인가, 단순한 범주 코드인가?
- 단일 문항인가, 여러 문항으로 구성된 척도인가?
- 결측값을 정상적인 범주 코드로 입력하지 않았는가?
- 분석에서 필요한 수준의 정보를 수집했는가?
- 변수의 척도와 R의 자료형이 일치하는가?
특히 결측값을 0, 9, 99 또는 999로 입력하는 관행은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값이 실제 관측값으로 계산에 포함되면 평균과 회귀계수가 왜곡될 수 있다. 결측값은 가능하면 R의 NA처럼 별도의 결측표시로 관리해야 한다.
네 가지 척도는 규칙이 아니라 사고의 출발점이다
Stevens의 네 가지 척도 분류는 통계를 처음 배울 때 매우 유용하다. 숫자가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분류를 경직된 금지규칙으로 사용하면 실제 분석의 복잡성을 놓칠 수 있다.
Lord(1953)는 미식축구 선수의 등번호처럼 명목적인 숫자에도 통계계산을 적용할 수 있음을 유머러스하게 지적했다. 계산 자체는 언제든 가능하지만, 그 계산이 연구 질문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Velleman과 Wilkinson(1993)은 통계적 방법의 적절성을 측정척도 네 종류만으로 판정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통계모형은 자료의 생성과정, 연구목적과 가정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측정척도는 다음과 같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척도는 어떤 통계량이 무조건 허용되거나 금지되는지를 선언하는 법률이 아니라, 계산결과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점검하는 질문표다.
숫자의 모양보다 숫자의 의미가 먼저다
명목척도는 대상을 구분한다. 서열척도는 구분에 순서를 더한다. 등간척도는 순서에 의미 있는 간격을 더한다. 비율척도는 의미 있는 0을 바탕으로 비율까지 해석할 수 있게 한다.
비전공자는 다음 네 문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름만 구분할 수 있으면 명목척도다.
높고 낮은 순서를 정할 수 있으면 서열척도다.
차이가 얼마인지 의미 있게 말할 수 있으면 등간척도다.
몇 배인지까지 의미 있게 말할 수 있으면 비율척도다.
그러나 척도를 확인했다고 분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척도에서도 분포, 표본크기, 연구설계와 분석목적에 따라 적절한 통계방법이 달라진다.
데이터를 숫자로 바꾸는 일은 단순한 입력 작업이 아니다.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고 어떤 비교를 허용하는지를 결정하는 측정의 과정이다.
통계적으로 올바른 분석은 복잡한 공식을 선택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는다. 분석하려는 숫자가 실제로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를 먼저 묻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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